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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편집장칼럼] 2500억원 버는 롤랑가로스 벤치마킹


글쓴이: 정진화

등록일: 2018-06-09 09:32
조회수: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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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칼럼] 2500억원 버는 롤랑가로스 벤치마킹

남자 4강과 여자 결승 등을 남겨두고 2018 롤랑가로스가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다.

프랑스테니스협회 베르나르 지우디넬리 회장은 더 이상 프랑스오픈이라 부르지말고 롤랑가로스라고 불러달라고 했다. 윔블던이 영국오픈이 아니고 윔블던이라고 하듯이 프랑스오픈도 윔블던처럼 고유명사인 롤랑가로스라고 하며 윔블던과 동격이 되고 싶은 것으로 해석된다.
5월말부터 6월 초순까지 파리의 가장 좋은 날씨에 잘 조련되고 훈련된 테니스선수 1천여명과 약 50만명의 관중이 파리 서쪽 볼로뉴 숲에 있는 롤랑가로스 클레이코트로 모인다.

롤랑가로스의 총상금은 3900만 유로(약 500억원). 입장료와 방송중계권, 식음료 판매 등으로 매년 2억 유로(약 2500억원)의 수입을 올린다. 대회를 주관하는 프랑스테니스협회는 대회 하나 치르고 남은 수익금으로 지역 테니스에 투자한다.

대회 기간중 프랑스 테니스협회 회장이 주최한 각국의 테니스협회 칵테일 파티에 국제테니스연맹 데이비드 해거티 회장, 아시아테니스연맹 아닐 칸 회장, 대한테니스협회 정희균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그 자리에서 프랑스테니스협회 지우디넬리 회장은 "ITF와 ATP, WTA, 각국의 테니스협회 도움으로 큰 대회를 지속적으로 열게 되었다"며 "롤랑가로스는 세계 최고의 대회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만간 센터코트에 개폐식 지붕도 설치해 팬 서비스를 철저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프랑스테니스협회 연회비를 내고 등록한 회원은 110만 명이다. 클럽을 중심으로 관전자들이 몰려들고 클럽에서 선수들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하나의 컴퓨터 시스템으로 클럽이 관리되고, 연령별, 지역별 테니스대회가 체계적으로 관리된다. 경기 결과는 물론 선수들의 등록상태, 랭킹이 일목요연하게 되어 있다.
대한테니스협회 소속 직원이 25명 남짓하고 17개 시도 지방테니스협회에 전담자 1~2명인 것인 반면에 프랑스테니스협회 소속 유급 직원은 2만7천여명이다. 프랑스 테니스 최고경영자인 지우디넬리 회장 역시 대회와 협회 운영을 하면서 연봉을 받는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올해 롤랑가로스에 우리나라 테니스 선수와 미디어, 협회 관계자의 참가는 미미했다. 프로 본선에 한명도 출전못했고 예선에 이덕희(현대차후원)와 장수정(사랑모아병원), 남녀 1명씩 참가했다. 주니어는 박의성(서울고) 1명이 단식과 복식 본선에 외로이 출전했다.
미국과 프랑스, 독일은 고사하고 일본과 중국, 대만이 수십명씩 출전한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국격에 맞지 않게 미미한 수치다.
피겨스케이팅, 수영, 여자골프 등에 이어 테니스가 정현의 호주오픈 4강으로 전세계에 주목을 받았다. 테니스는 1년에 네번 큰 대회가 있어서 다른 종목과 달리 정기적으로 주목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롤랑가로스는 아니다.
그렇다면 그랜드슬램에 꾸준히 선수를 출전시키는 나라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프랑스협회로부터 벤치마킹을 하면 다음과 같은 방법이 필요하다.

첫째, 프랑스는 선수와 시설, 대회 데이터베이스를 마련했다. 주니어 10세, 12세때 프랑스남부의 선수와 프랑스 북부의 선수가 그 지역에 선수등록을 하고 그 지역대회에 출전한다. 16세와 18세가 되어 랭킹이 되면 저절로 큰 대회에서 만난다. 프랑스는 모든 테니스코트가 등록되어 있다. 면마다 고유번호가 있다. 등록된 코트를 한눈에 볼 수 있을 정도로 잘 정리되어 있다. 그리고 각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돌아가고 있다. 처음에 밑그림을 그리고 작게 시작해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체계화시켰다.

둘째, 프랑스협회는 그랜드슬램인 롤랑가로스를 토대로 자생력을 키웠다. 협회 재정과 시도협회 운영 재원을 그랜드슬램 대회 하나에서 큰 도움을 받는다. 직전 회장은 롤랑가로스 입장권을 특정 클럽에 더 판매했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입장권 조차 각 클럽에 골고루 배분해야 한다는 공평의식을 갖고 있다. 그 행동을 투명하게 들여다보고 문제시 삼는 나라가 프랑스다.
우리나라는 기업과 정부, 지방자치단체의 큰 후원으로 테니스대회를 열고 있다. 테니스가 투명하고 공정하고 미래지향적인 시대 흐름에 맞추지 않으면 기업과 지자체로 부터 외면을 받기 마련이다.

프랑스처럼 전국테니스회원과 클럽 등록, 세계무대에서 뛸 선수가 나올 수 있는 대회구조의 마련(전국적인 연령별 대회), 코트 등록과 테니스하고 관전할 수 있는 규격 코트의 마련이 필요하다,
롤랑가로스 대회장은 20여개의 면마다 관전하기 편하고 선수들이 경기하기 좋게 만들어져 있다. 우리는 구획정리된 논처럼 관전자 배려가 전혀 없는 구조로 코트를 만들고 있다. 코트가 사람을 불러들이지 않게 만드니 사람들이 외면하기 마련이고 대회가 대회답지 않게 선수들이 볼 몇개 갖고 하는 그들만의 리그가 됐다.

셋째, 프랑스협회는 대회가 끝나면 총 결산을 하고 공개한다. 세세한 내역은 내부 관계자가 내부자료로 공유하지만 일반에게는 큰 항목의 지출과 수입에 대해 알린다. 이는 전문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일이다. 스폰서는 투명한 보고서를 보고 더 투자하게 되고 대회는 날로 품격과 권위를 인정받게 된다.

프랑스테니스협회는 꾸준히 한국에 손을 내밀었다. 한불수교 125주년을 맞아 주니어 롤랑가로스인터시티대회를 열어 우리나라 주니어에게 본선 출전권 쟁탈전에 2년간 참여시켰다. 이번에는 인터내셔널주니어대회라고 해서 몇몇 나라의 12세 선수들을 모아 에펠탑 밑에서 열었는데 우리나라 주니어 2명이 출전했다.
프랑스테니스협회는 지난해 한국의 대표적인 클럽 4개를 골라주면 롤랑가로스클럽이라는 명패를 클럽에게 수여하겠다고 했다.
한국에 테니스 데이터베이스시스템이 필요하면 기술 지원을 해주겠다고까지 했다.
심지어 지난해 시릴 즈느브와라는 프랑스 1급 코치가 우리나라에 우수 지도자로 파견되어 일주일간 지도자 대상 교육을 했다.

올해 롤랑가로스에 우리 선수가 적어 흥이 나지 않았지만 콜롯세움처럼 멋지게 생긴 1번 코트에 대형 태극기가 걸렸다. 지난해에 정현과 니시코리가 3회전을 한 장소다.
프랑스테니스협회는 올해 대형 태극기를 1번 코트에 다른 몇몇 나라 국기와 함께 걸어놓으면서 세계 테니스계에 한국을 알려주었다. 프랑스테니스협회 관계자는 기자를 보면 한국 주니어 선수가 경기를 잘했다는 말도 해줄정도로 관심을 갖고 있다. 프랑스테니스협회는 우리나라에 대한 세세한 배려가 배어있다.

4대 그랜드슬램 취재를 다니다보면 다 저마다의 특징이 있다. 1월 호주오픈에선 기아차가 후원하면서 친근감이 있어 국내 코리아오픈 다니듯이 막 휘젓고 다닌다. 5월 롤랑가로스에선 흙냄새 마셔가며 파리의 강렬한 햇살을 쬐고 취재를 한다. 바람은 차고 햇살은 따갑다. 그렇지만 대회 관계자와 관중들은 부드럽다. 대회 기간중 시내 호텔로 가는 차량서비스를 요청했다. 대회 공식호텔이 아니면 푸조 차량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해서 개선문 근처 호텔에 데려다 주었다. 가는 동안 기사는 한국에 대해 물어보고 한국에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김정은이라고 발음이 어려운 단어를 대가며 남북한 상황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
롤랑가로스는 불어도 귀에 거슬리지 않을 뿐 아니라 먹고 마시고 이동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다. 10차례 이상 취재한 호주오픈이 집 같다면 5번째 보름간 누빈 파리와 롤랑가로스는 볼거리와 할 거리 많은 별장같다.

프랑스테니스협회와 롤랑가로스 대회를 벤치마킹하고 협조를 구해, 다음 '뜰'차례종목인 우리나라 테니스가 세계무대에 우뚝 서는 날을 기대한다.





글 파리=박원식 기자 사진 파리=황서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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