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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국테니스 가능성을 쏘았다 호주오픈 와일드카드결정전이 남긴 교훈


글쓴이: 정진화

등록일: 2019-12-09 11:19
조회수: 149

 
한국테니스 가능성을 쏘았다
호주오픈 와일드카드결정전이 남긴 교훈
글 주하이=박원식 기자 사진 황서진 기자  |  editor@tennispeople.kr

                
호주오픈 선수 아이디카드를 들어 보이는 한나래
한나래(182위·인천시청)가 한국 여자 선수로는 12년 4개월 만에 테니스 메이저 대회 단식 본선에 진출하면서 한국테니스의 2019주하이대첩은 성공리에 마쳤다.
중국 광둥성 주하이에서 열린 2020년 호주오픈 테니스 아시아 퍼시픽 와일드카드 플레이오프 대회에서 한국테니스는 두가지 수확을 거뒀다.
 
첫째, 한국테니스사상 처음으로 남자 복식 한국선수 페어를 배출했다.
둘째, 12년만에 그랜드슬램 본선에 출전하는 여자선수를 탄생시켰다.

한나래는 대회 마지막 날 여자 단식 결승에서 시미즈 아야노(289위·일본)를 2대0(6-2 6-2)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한나래는 2007년 8월 US오픈 조윤정(40·은퇴) 이후 12년 4개월 만에 메이저 대회 단식 본선에 오른 한국 여자 선수가 됐다.
1992년생으로 인천 석정여고 출신인 한나래는 인천 간석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테니스를 시작했으며 2008년과 2009년 국내 최고 권위 주니어 대회인 장호배를 2연패 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국가대표로도 활약하는 그는 2015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여자복식 금메달, 2018년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코리아오픈 복식 우승 등의 성적을 냈다. 단식 개인 최고 세계 랭킹은 올해 6월 149위다.
현재 세계 랭킹(182위)이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높고 대한테니스협회가 선정하는 국내 랭킹에서도 1위인 선수다.

왼손잡이인 한나래는 이날 시미즈를 맞아 1세트 게임스코어 3-0으로 먼저 달아나며 기선을 잡았다.

이후 한 게임을 내줬으나 곧바로 두 게임을 연달아 따내 5-1로 달아나 1세트를 가져온 한나래는 2세트에서는 자신의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당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2세트를 게임스코어 0-2로 시작한 한나래는 이내 연달아 6게임을 이겨 전세를 뒤집고 1시간 9분 만에 생애 첫 메이저 대회 단식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한나래는 또 시미즈와 상대 전적에서도 4전 전승의 완벽한 우위를 이어갔다.
이로써 2020년 1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 호주오픈에는 여자 단식 본선 한나래 외에 남자 단식 본선에 권순우(88위·CJ 후원)가 직행하고 정현(129위·제네시스 후원)은 예선부터 치를 예정이다.
또 남자 복식에는 전날 열린 와일드카드 플레이오프 대회에서 우승한 남지성(세종시청)-송민규(KDB산업은행) 조가 본선에 올랐다.

                

올해 주하이대회는 첫날부터 한나래의 우승하는 끝날까지 한국잔치였다.

그 이유는 몇가지 복합적인 요소들이 합력하여 기대 이상의 결과를 빚어냈기 때문이다.

첫째. 선수들이 역대 제일 많이 출전했다.
남녀 프로와 주니어 13명과 코칭스태프 12명 그리고 기자단과 루옌순 아카데미 한국 훈련생 포함 30여명이 주하이 국제 테니스 대회장에 있었다.

둘째, 협회의 선수들에게 적극적인 대회 출전 독려와 지원이었다.
약 두달전인 10월 15일 대한테니스협회 웹사이트 공지사항에 호주오픈 와일드카드 플레이오프 안내의 글이 올라왔다.
10월 25일 한국선수권에 출전한 몇몇 선수들이 그랜드슬램에 출전하고 싶다며 호주오픈 와일드카드 플레이오프에 신청서를 냈다고 했다.
협회에서는 랭킹이 없어 출전이 어려운 선수들을 위해 호주테니스협회에 플레이오프 출전에 협조 공문을 보냈다.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대회본부로부터의 참가허락을 기다렸다.

셋째, 복식은 8드로, 단식은 16드로로 진행되어 참가자가 많아 32드로나 64드로로 시작하지 않았다.
그 결과 남녀단식은 ATP와 WTA 랭킹에 의해 엔트리가 확정됐고 복식은 8드로로 짜여졌다. 의외로 신청자가 많지 않았다.
노랭킹 포인트의 선수도 출전할 수 있었고 중국쪽에선 와일드카드를 제공해 8드로를 구성했다.

넷째, 적극적인 취재와 보도

10명이상의 우리나라 간판급 선수들이 출전하는 터라 현장 취재를 안할 수가 없었다. 2017년 남자단식 우승에 권순우, 2018년 여자주니어 단식 우승에 구연우가 이뤘기에 이번에는 더 많은 숫자가 참가해 우승 확률을 높였다. 특히 그랜드슬램 본선진출에 부단히 노력했지만 뜻을 못 이룬 선수나 국내 대회에 머물다 그랜드슬램 맛도 못보고 선수생활 마감하는 것이 안타까운 선수들에게 이 대회는 아주 필요한 대회였다.
선수들은 카메라 프래시를 먹고산다. 대회장에서의 관심과 좋은 사진 그리고 질문 등은 목표를 갖게 하고 코트에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경기에 임하게 한다. 은퇴 전에 그랜드슬램 무대 밟고 싶다는 것이 우리나라 대다수 선수들의 꿈이 됐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이라는 지름길에 도전하게 됐다.

선수들의 대거 대회 참가 결과는 첫날부터 가열찼다.

대회 본선 첫날인 4일 9명중 8명이 승리를 하며 한국분위기로 대회장을 몰고갔다. 둘째날인 5일에도 남자단식 8강에 이덕희, 남지성, 정윤성. 여자단식 8강에 한나래, 장수정. 남자복식 4강에 남지성-송민규, 여자복식 4강에 장수정-김나리, 최지희-한나래 등 총 4개 종목에 8팀이 올라 역대 최고로 호주오픈 본선 와일드카드 획득의 가능성을 높였다.

대회 운영진쪽에서 한국이 대단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오가며 기자와 눈인사할 때마다 '엄지척'을 해 보였다. 선수도 많이 출전했지만 경기력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결과는 뿌린데로 나왔다.
그래도 티켓 확률이 가장 높은 것은 여자 단식과 남자 복식이었다. 여자단식은 인천시청 한나래가 182위 랭킹으로 1번 시드를 받았다. 남지성-송민규 남자 복식은 2번 시드를 받아 무난한 대진표를 받았다.

남자 단식은 이스토민, 이토 타츠마, 제이슨 정 등 나이와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대거 출전해 우리나라 이덕희, 정윤성 ,남지성 등의 우승을 장담할 수 없었다. 결국 투어 경험이 많은 이토 타츠마가 8강과 4강전에서 남지성과 정윤성에게 첫세트를 거저 내주다 시피한 뒤 2,3세트를 내리 따내는 역전승으로 결승까지 진출하고 대만 제이슨 정마저 이기고 우승했다. 한때 100위내 선수로 그랜드슬램마다 출전한 이토 타츠마는 힘과 안정성을 갖추고 결국 호주오픈 본선 티켓을 획득했다. 남자단식은 내년에도 아시아 수준급 선수들의 참여로 티켓 획득이 만만해 보이지 않는다.

남자단식은 일본의 이토 타츠마, 여자단식은 우리나라 한나래, 남자 복식은 남지성-송민규, 여자복식은 대만의 리야쉔-우팡쉔에게 호주오픈 본선 티켓이 돌아갔다.

앞으로 우리 선수들이 그랜드슬램에 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번 대회 남지성-송민규의 남자복식 티켓 획득이 가장 감격의 순간이었고 그 다음이 7전8기 한나래의 여자단식 티켓 획득이었다.

한나래는 16강부터 우승하기 까지 빠르고 강한 볼, 네트 위로 살짝 살짝 다니는 볼, 스핀 서브, 스스로 위기 자초하지 않는 게임 운영의 모습을 보였다. 투핸드 스트로크는 누구를 만나도 결코 뒤지지 않는 한나래만의 특징이다. 임팩트 직후에 한손을 빼는 기술로 강한 스트로크를 만들어냈다.

여자복식 대회와 전문선수 양성

가장 안타까운 것은 여자복식 결승에서 김나리(수원시청)-장수정(대구시청)의 매치 타이브레이크 역전패다. 준우승도 값진 것이지만 매치 타이브레이크때 네트 플레이 실수 몇개가 승부를 갈랐다. 김나리의 포핸드는 통했고 장수정의 여유있는 플레이는 상대 타이밍을 뺏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뜻은 내년에 이루는 것으로 미뤘다. 남자 복식 국가대표 육성과 지원으로 성공시켰듯이 여자 복식의 경우도 전문 육성과 지원이 필요하다. 남자 성공 사례가 본보기가 될 것이다.

여자테니스는 한나래 김나리 장수정에 이어 김다빈, 박소현, 구연우 등 어느 정도 해외 무대 도전 선수들이 연결 고리가 만들어졌다.

장수정은 2017년 프랑스오픈과 US오픈에서 예선 결승까지 올랐었다. 단식이 어려우면 복식에서라도 그랜드슬램 무대를 밟는 것이 간절했다. 2017년 6월에 120위까지 랭킹을 올린 장수정은 아쉽게도 본선 무대와 인연을 쌓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확인한 가능성은 남녀 단식 4강 성적을 낸 정윤성, 주니어 박소현 그리고 신우빈, 박정원에게서 발견할 수 있었다. 한 두수 차이로 끝까지 승리하지 못했지만 이들을 뒷받침하는 코치진들이 이들의 성공 가도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50위내 선수가 부러워하는 실업팀의 후원

이번 대회 출전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서 인천시청, 세종시청, KDB산업은행,NH농협은행의 오랜 기간 동안 선수들의 해외도전에 따른 지원이 높이 평가된다. 여자단식 우승한 한나래는 인천시청의 전폭적인 그리고 오랜 지원을 매우 감사하게 생각했다. 남지성도 소속팀 세종시청의 지원에 대해 감사함을 나타냈다.

일본은 기업의 개인형 프로 후원, 다른 나라는 주요 선수들에 대해서만 후원 계약을 맺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일정기간 연봉과 계약금을 받는 선수들이 많다. 생활이 불안정하지 않고 안정적이다. 운동하는데 별 비용도 들지 않는 구조로 짜여져 있다. 심지어 해외 투어 비용도 지원한다.

이제 실업 선수들도 투자를 하고 세계 무대에 눈을 맞추기 시작했다. 당진시청 권순우에 이어 세종시청 남지성, KDB산업은행 송민규,인천시청 한나래와 김다빈은 팀의 지원을 받으며 프로세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스스로 투자하는 선수 발생

주하이국제테니스장내에 대만의 루옌순 선수가 태국의 다나이 우돔초케와 함께 엘리트 선수 훈련 캠프를 열어 아시아의 선수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훈련비만 1주에 150만원선. 대구시청 오성국 선수가 루옌순 캠프 3주 훈련 코스를 소화하고 있다.

이번 대회 일부 선수들이 개인 코치와 동행했다. 자신의 테니스 성적과 기량 향상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우승, 준우승, 4강 성적 선수들 대다수가 코치나 트레이너를 대동했다. 성적과 코칭스태프 유무는 상관관계에 있음을 나타냈다. 우리나라도 투어 코치군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내년 주하이 와일드카드결정전은 마치 한국선수권을 중국에서 하는 듯한 인상을 줄 정도로 한국선수들의 대대적인 출전이 기대된다.

한국테니스는 2019년을 승리의 휘날레로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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